• 2019. 8. 10.

    by. 엘까미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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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나는 진짜 제대로 된 중남미를 만나기 위해서는 어느정도의 스페인어가 필요하다고 생각하는 사람이다. 우선 통하리라고 굳게 믿었던 영어 조차 통하지 않는 환경이 존재하는 땅이고, 그만큼 다양하게 많은 사람들이 살아가기 때문에 그 곳에서 스페인어는 엄청나게 소중하고, 그리고 여행의 폭을 넓혀주는 강력한 무기가 된다는 것을 나는 안다. 

     

    처음 멕시코에 들어갔을 때, 그 기억은 아직도 잊을 수가 없다. 

    나는 1주일 동안 홈스테이 아주머니를 따라 마트, 은행 등을 돌아 다니며 현지의 분위기를 느꼈다. 그만큼 물론 아줌마와 함께 있는 시간 동안 스페인어에 많이 노출되면서 말이다. 그래서 정말 열심히도 따라 다녔다. 

     

     


    Me da una moneda? 

     

    그리고 1주일 쯤 지났을 때, 나는 큰 맘을 먹고 혼자 길을 나서겠다고 근처에 있는 스타벅스를 걸어가보기로 했다. 

    그러나 갑자기 말을 걸어오는 한 꼬마, 그리고 그의 말을 전혀 알아들을 수 없는 나. 그 순간이 불안하고 두려웠던 나는 스타벅스를 향해 엄청나게 달리기 시작했다. 그리고 지금 돌이켜 보면 그 소년이 나에게 한 말은

    ( Me da una moneda? ) 한 마디로 돈 좀 달라는 거다.  그것을 알아듣지 못한 나는 뒤도 안 돌아보고 스타벅스로 뛰어 갔다. 그 순간이 두려웠던 나는 이 곳에서 살아남기 위해 (?) 스페인어를 더 열심히 배워야 하는 것을 느꼈고, 물론 그 곳에서 스페인어가 권력이라는 것도 배우게 되었다. 

     

     


    실제 멕시코에서 생활하던 초기에 많이 들었던 질문 중 하나는 스페인어를 못하는 데 여기서 사느냐? 와 같은 뉘앙스의 질문들이었다. 그들은 내가 왜 스페인어를 배우는지 궁금해 했고, 왜 멕시코인지도 궁금해 했으며 한 편으로는 내가 스페인어를 못하면서도 그 곳에 있다는 게 그들 눈에는 신기하고, 또한 걱정스럽고 아니 어쩌면 이해가 가지 않는 행동으로 비춰졌던 것이다. 스타벅스 사건(?)을 겪은 그 날 내 일기장엔 굳은 다짐이 적혀있었다. 

     

    그렇다. 

    멕시코에서 스페인어는 권력이자 필수 조건이다라는 것을 난 빨리 깨달았다. 결국 그것이 앞으로의 힘든 순간을 버티는 동력이 되었고, 내 거주 목적이자 내가 반드시 넘어야 할 산이되었다. 물론, 그 산을 넘으면서 내가 마주했던 모든 순간과 경험은 지금은 내 삶에서 어느 정도 중요한 부분을 차지하고 있을 것이다. 그 때로 돌아가도 난 같은 선택을 했을 것이고, 결국은 멕시코를 택했을 거니까. 

     

     


    그래서 중요한 것은 어느 정도 수준의 스페인어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특히 중남미 지역이라면 더더욱 그러하다. 

    친근하고, 옆집 아저씨 같은 사람들을 마주하기도 하고 , 진심으로 나를 걱정해주는 사람들과 어떻게든 도움을 주려하는 친구들. 아직까지 사람과 사람의 커뮤니케이션이 더 걍력한 힘을 내는 곳이다. 여행 중 만나는 버스 기사 아저씨, 택시 기사 아저씨 그들과의 대화는 내 여행을 더욱 풍족하게 만들었고, 있는 그대로 그 나라를 받아들이는 계기가 되었다. 그 어떤 지역보다도 스페인어는 멕시코에서 중요하다. 간단하게라도 괜찮다. 그러나 그 짧은 말 한마디가 여행의 모든 분위기를 바꿀 수  있다는 것에서 언어는 참 찬란하고 강력한 수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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