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19. 10. 4.

    by. 엘까미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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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일본인 친구의 추천으로 보게 된 '나기의 오이토마' ( 凪のお暇  ) 나기의 휴식.

     

    분위기를 읽는다 ' を ' 라는 말은 사실 일본에서 눈치가 빠르다는 의미로, 개인의 사회성과 연관되는 표현중 하나라 할 수 있는데 이 드라마는 자신의 진짜를 감추고 타인에게 비춰지는 자신을 만드는 것에 지친 이 시대의 젊은이에 대한 이야기다.

     

    Copyright © Tokyo Broadcasting System Television, Inc.

    주인공 나기는.

     

    홋카이도 출신으로, 대학을 나와 도쿄에 있는 한 공기청정기 회사의 사무직으로 일하고 있다. 

    같이 점심을 먹는 여직원들의 분위기를 읽고, 원치않는 맞장구 쳐주는 일에 매일 같이 반복하는 일상을 보내고 있었다.

     

    폭탄 맞은 듯한 곱슬 머리를 숨기기 위해 아침에 한 시간씩 머리를 펴고 출근하는 나기는 사내 여직원들에게 아나운서 이미지라는 인식과 동시에 눈치가 없다는 이미지로 알려져 있다. 눈치를 보고, 맞장구를 치는 것을 당연하다고 생각해 온 나기는 조금씩 변화하기 시작한다. 나기의 변화가 이 드라마의 관점 포인트다. 그리고 그 변화는 휴식. 잠깐 쉬는 것에서 부터 시작된다.

    직장에서 엘리트인 신지와의 비밀 연애를 하고 있던 나기는 어느날 과호흡으로 회사에서 쓰러지게 된다. (과호흡의 원인은 드라마를 참고!) 결국 모든 걸 버리고, 휴식의 길로 접어든 나기에게 남은 건 이불 하나와 더운 여름을 함께 보낼 반쯤 고장난 선풍기가 전부다. 

     

    *여기서 미니멀라이프에 대해 다시 한번 생각해 보게 되는데, '설레지 않으면 버려라'는 곤도 마리에의 이름을 딴 곤마리 신드롬이 한동안 아니면 지금까지도 일본에서 굉장히 많은 관심을 받고 있다고 한다. 

    홋카이도에 있는 엄마한테도 퇴사 사실을 알리지 못하고 혼자 끙끙 앓는 나기는 점점 자신을 드러내는 것에 자신감을 얻고, 자유를 찾아가는 법을 배운다. 곤과 신지라는 두 남자 주인공 사이에서 다소 고민하는 나기지만, 결과적으로 나기의 휴식이라는 제목처럼 나기라는 주인공이 어떻게 성장하는 지가 이 드라마의 관점 포인트다. 곤도 신지도 둘 다 짜증나는 캐릭터지만 보는 내내 나기의 변화는 인상적이었다. 

     

    휴식을 통해 잠깐 다른 삶을 살아가면서 나를 만나는 일이야말로 진정한 휴식의 의미라고 생각한다. 

    내가 휴직을 통해 느꼈던 것처럼, 잠깐의 멈춤은 의외로 많은 것을 변화시킨다. 그리고 회사 생활에 가려졌던 진짜 자신을 그것도 아주 솔직하게 만나게 된다. 그리고 때론 그것이 삶의 기준 마저도 바꾸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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